후쿠오카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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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는 흔히 챔피언십 야구팀, 쇼핑, 아름다운 해변, 미각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음식과 주류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은 고급스러운 문화적 분위기가 가득한 특별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콘크리트와 유리의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아크로스 후쿠오카(アクロス福岡)에서는 일년 내내 다양한 클래식 공연이 개최되며, 도시 곳곳에는 다양한 취향의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갤러리와 박물관이 있습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오호리 공원의 코너에 위치한 후쿠오카시 미술관이 최근 2년 반 동안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리뉴얼 기념 특별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후쿠오카시 미술관은 1979년 개관 당시 이미 500점이 넘는 예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불교 미술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구성된 미술관 소장품은 지난 40년간의 큐레이팅 방향에 토대를 제공해왔습니다. 미술관은 공원에서 북쪽 입구 방향으로 넓은 계단을 따라 펼쳐지는 외부 전시 공간과 함께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낮고 넓게 펼쳐진 부드러운 테라코타 건물로써 독특한 질감의 콘크리트 장식이 돋보이는 미술관은 싱그러운 공원 녹지와 탁 트인 하늘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콘크리트 질감을 노출시킨 사각 형태의 기둥과 낮은 층고의 궁형 천장의 내부는 독특한 미술관 외관의 디자인과 텍스처를 반영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 구조 덕분에 미술관 내부는 밝고 화사합니다. 무엇보다 주위 공원으로부터 반사된 영롱한 빛으로 인해 마치 밝은 태피스트리에 들어선 듯한 아름다운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리노베이션의 일부로 설치된 스팟 조명(Spot lighting) 덕분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최적의 조명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선 또는 자연 형태보다는 직선 구조가 두드러진 미술관 건물에서는 고요한 엄숙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람하다 피곤해지면 곳곳에 마련된 낮은 갈색 의자와 짙은 톤의 나무 테이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전시 별로, 또는 전시실에 따라 사진 촬영 가능 여부가 달라지니, 관람하실 때는 주의해주세요. 촬영 가능 여부는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으며, (미술관의 모든 안내문은 영어로도 표기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전시 라벨 상당수는 일본어로만 제공됩니다) 미술관 곳곳에 있는 직원에게 언제나 물어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서는 거의 매주 영어로 무료 작품 투어를 진행하고 있지만, 참여 인원에 제한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사전에 등록하시기 바랍니다. 미술관 웹 사이트에서 관람 시 필요한 모든 사항을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후쿠오카 미술관은 너무 크지 않은 규모라서 보통 반나절 (마음을 사로잡는 전시를 만나셨다면 온종일)이면 혼자서 전시를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시장한 상태에서는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시기 힘드시겠죠? 그럴 때는 오호리 공원 풍경을 볼 수 있는 미술관 내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을 방문해보세요. 미술관 내부에서는 전시실 밖이라 해도 일체의 음식을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미술관 방문 전 간단히 요기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몇 곳에 식수대가 마련되어 있으니, 갈증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윗층에는 크고 작은 판형의 미술 관련 서적이 가득 꽂힌 책장이 있습니다. 또한 여기 마련된 두 개의 작은 대화형 단말기를 이용해 전시 설명을 읽고 대형 화면으로 작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래층에는 작은 미술관 숍이 있습니다.
갤러리 공간 자체는 두 층으로 나뉘어 있지만 메인 전시 공간은 위층입니다. 갤러리 A~F와 특별전을 위한 별도의 갤러리가 있습니다. 정규 갤러리 3곳에서는 주로 일본 작가의 근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됩니다. 지난번 방문 때 갤러리 A에서는 도쿄 출신 작가 후지노 카즈토모(藤野一友)의 작품이 전시 중이었습니다. 후지노 카즈토모는 유럽 르네상스 고전 시기의 ‘비너스의 탄생’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사실적인 인체 묘사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 작품의 초현실적이며 심지어 기괴한 요소를 혼합해놓은 듯한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후지노 카즈토모의 ‘성 안토니오의 유혹’은 인체 해부학을 묘사한 듯한 생생하고 뒤틀린 장면이 마치 악몽 같이 조합된 대형 화폭의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관람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 보였습니다.
위층의 나머지 주요 갤러리에서는 아시아 전역의 불교 및 힌두 예술과 근대 규슈 지역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불교 전시실에서는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두루마기와 유약 도자기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잘 보존된 카키에몬, 이마리, 히라도 도기도 찾을 수 있습니다. 갤러리 E에서는 규슈 예술가 요시다 히로시(吉田博, 1876~1950)가 제작한 터너 풍의 유화 작품과 전통 일본 목판화가 전시됩니다. 갤러리 F는 조각, 설치물, 캔버스 등 다양한 규슈 근대 미술을 소개합니다.
리노베이션 덕분에 미술관의 인기 있는 컬렉션 중 일부는 이제 부드러운 조명의 밝고 새로운 전시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Salavdor Dali)의 ‘리가 항구의 성모(Madonna of Port Lligat)’ 작품은 기독교 이미지와 달리 특유의 초현실주의적 디테일을 조합한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후안 미로(Joan Miro)의 ‘고딕 성당에서 오르간을 듣고 있는 무희(Dancer Hearing an Organ in a Gothic Cathedral)’는 비현실적인 인물 표현과 검은 캔버스 밖을 바라보는 독특한 색채의 눈 형상에도 불구하고 아이 같은 순수함이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나르는 썰매(Flying Sleigh)는 1945년 작품 제작 당시 샤갈이 겪었던 커다란 상실과 절망에 대한 꿈의 찬사입니다. 남쪽 입구를 통해 미술관에 입장하셨다면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 베란다에 나가 잠시 전망을 감상하신 후, 쿠사마 야요이(くさまやよい, 1929~)의 거대한 황색과 흑색 호박 작품도 놓치지 말고 살펴보세요. 기념 사진을 남기기에도 최적의 장소입니다!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베란다는 공원의 싱그러운 덩굴 식물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치 자연이 밑으로부터 부드러운 덩굴손을 뻗어 건물을 부드럽게 감싼 듯한 모습입니다.
밝고 시끌벅적한 오호리 공원에서 조용한 사색의 공간을 제공해주는 후쿠오카 미술관은 분명 몇 시간의 시간을 내어 방문해볼만한 멋진 공간입니다. 비록 미술 애호가가 아닐지라도 즐길 거리가 충분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최근 재단장한 세련된 외관을 뽐내는 후쿠오카시 미술관은 무엇보다 규슈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니, 오호리 공원에 조용히 자리한 문화 명소를 꼭 방문해보세요.
후쿠오카시 미술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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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ukuoka-art-museum.jp/ |
주소 |
福岡市中央区大濠公園1-6, 우편번호 810-0051 |
정규 개관 시간 |
09:30~17:30(마지막 입장 17:00) 7월~10월 금, 토요일: 09:30~20:00(마지막 입장 19:30) |
휴관 |
월요일 |
Written by Roger Ferrari